'시(詩)'에 해당되는 글 10

  1. 2012.09.08 결혼 2주년 아내 편지의 시(반전)
  2. 2012.06.27 사막. 오르텅스 블루
  3. 2010.08.22 폐허 이후 / 도종환 님
  4. 2009.03.23 그래도 사랑하라
  5. 2008.04.05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6. 2008.04.05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시집
  7. 2008.01.26 향수 - 정지용 2
  8. 2008.01.07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9. 2008.01.03 자기 자신답게 살라 2
  10. 2008.01.03 기도

결혼 2주년 아내 편지의 시(반전)



반전은...

아내는 이렇게 살면 안된다고함.


밥도 혼자 먹을 수 있어야 하고,

서울 딸네 집에도 혼자 살 수 있어야 한다고.


-_-;;;



사막. 오르텅스 블루


사막


오르텅스 블루, Hortense Vlou


그 사막에서 그는
너무도 외로워
때로는 뒷걸음질로 걸었다.
자기 앞에 찍힌 발자국을 보려고.

Il se sentait si seul
Dans ce désert
Que parfois,
Il marchait à reculons
Pour voir quelques traces devant lui. 



*
류시화 시인이 역은 '사랑하라 한번도 상처받지 않은 것처럼'에서...
이렇게 짧지만 임팩트있는 시는 본적이 없다.

파리 지하철 공사에서 공모한 시 콩쿠르에서 8천 편의 응모작 중 1등 당선된 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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폐허 이후 / 도종환 님


폐허 이후

사막에서도 저를 버리지 않는 풀들이 있고
모든 것이 불타 버린 숲에서도
아직 끝나지 않았다고 믿는 나무가 있다.
화산재에 덮이고 용암에 녹은 산기슭에도
살아서 재를 털며 돌아오는 벌레와 짐슴이 있다.
내가 나를 버리면 거기 아무도 없지만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으면
어느 곳에서나 함께 있는 것들이 있다
돌무더기에 덮여 메말라 버린 골짜기에
다시 물이 고이고 물줄기를 만들어 흘러간다
내가 나를 먼저 포기하지 않는다면


아 가슴 찡한 시네.


그래도 사랑하라


그래도 사랑하라

사람들은...
불합리하고 비논리적이고 자기 중심적이다.
그래도 사랑하라.

당신이 선한 일을 하면
이기적인 동기에서 하는 것이라고 비난 받을지도 모른다.
그래도 좋은 일을 하라.

당신이 성실하면
거짓된 친구들과 참된 적을 만날 것이다.
그래도 정식하고 솔직하라.

당신이 여러해 동안 만든 것이 하루밤에 무너질지도 모른다.
그래도 만들어라.

사람들은 도움이 필요 하면서도 도와주면 공격할지 모른다.
그래도 도와 주어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것을 주면 당신은 발길로 차일 것이다.
그래도 가진 것 중에서 가장 좋은 것을 나누어 주어라.



마더 테레사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어느 17세기 수녀의 기도

주님, 주님께서는 제가 늙어가고 있고
언젠가는 정말로 늙어 버릴 것을 저보다도 잘 알고 꼐십니다.
저로 하여금 말 많은 늙은이가 되지 않게 하시고
특히 아무 때나 무엇에나 한 마디 해야 한다고 나서는
치명적인 버릇에 걸리지 않게 하소서.

모든 사람의 삶을 바로잡고자 하는 열망으로부터
벗어나게 하소서.
저를 사려깊으나 시무룩한 사람이 되지 않게 하시고
남에게 도움을 주되 참견하기를 좋아하는
그런 사람이 되지 않게 하소서.

제가 가진 크나큰 지혜의 창고를 다 이용하지 못하는 건
참으로 애석한 일이지만
저도 결국에 친구가 몇 명 남아 있어야 하겠지요.
끝없이 이 얘기 저 얘기 떠들지 않고
곧장 요점으로 날아가는 날개를 주소서.

내 팔다리, 머리, 허리의 고통에 대해서는
아예 입을 막아 주소서.
내 신체의 고통은 해마다 늘어나고
그것들에 대해 위로받고 싶은 마음은
나날이 커지고 있습니다.
다른 사람들의 아픔에 대한 얘기를 기꺼이 들어줄
은혜야 어찌 바라겠습니까만
적어도 인내심을 갖고 참아 줄 수 있도록 도와 주소서.

제 기억력을 좋게 해주십사고 감히 청할 순 없사오나
제게 겸손된 마음을 주시어
제 기억이 다른 사람의 기억과 부딪칠 때
혹시나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들게 하소서.
나도 가끔 틀릴 수 있다는 영광된 가르침을 주소서.

적당히 착하게 해주소서. 저는
성인까지 되고 싶진 않습니다만...
어떤 성인들은 더불어 살기가 너무 어려우니까요...
그렇더라도 심술궂은 늙은이는 그저
마귀의 자랑거리가 될 뿐입니다.

제가 눈이 점점 어두워지는 건 어쩔 수 없겠지만
저로 하여금 뜻하지 않은 곳에서 선한 것을 보고
뜻밖의 사람에게서 좋은 재능을 발견하는
능력을 주소서.
그리고 그들에게 그것을 선뜻 말해 줄 수 있는
아름다운 마음을 주소서.
아멘.


작자미상 (17세기 수녀)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 - 잠언시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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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수 - 정지용


song by 이동원, 테너 박인수

넓은 벌 동쪽 끝으로
옛이야기 지줄대는 실개천이 회돌아 나가고,
얼룩백이 황소가
해설피 금빛 게으른 울음을 우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질화로에 재가 식어가면
뷔인 밭에 밤바람 소리 말을 달리고,
엷은 조름에 겨운 늙으신 아버지가
짚베게를 돋아 고이시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흙에서 자란 내마음
파아란 하늘 빛이 그리워
함부로 쏜 화살을 찾으려
풀섶 이슬에 함추름 휘적시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전설 바다에 춤추는 밤물결 같은
검은 귀밑머리 날리는 어린 누이와
아무렇지도 않고 예쁠 것도 없는
사철 발벗은 아내가
따가운 햇살을 등에 지고 이삭 줍던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하늘에는 성근 별
알 수도 없는 모래성으로 발을 옳기고,
서리 까마귀 우지짖고 지나가는 초라한 지붕,
흐릿한 불빛에 둘러앉아 도란도란 거리는 곳,
그곳이 참하 꿈엔들 잊힐리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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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가지 않을 수 있는 고난의 길은 없었다.
몇몇 길은 거쳐오지 않았어야 했고
또 어떤 길은 정말 발 디디고 싶지 않았지만
돌이켜 보면 그 모든 길을 지나 지금 여기까지 온 것이다
한번쯤은 꼭 다시 걸어 보고픈 길도 있고
아직도 해거름마다 따라와
나를 붙잡고 놓아주지 않는 길도 있다
그 길 때문에 눈시울 젖을 때 많으면서도
내가 걷는 이 길 나서는 새벽이면 남 모르게 외롭고
돌아오는 길마다 말하지 않은 쓸쓸한 그늘 짙게 있지만
내가 가지 않을 수 있는 길은 없었다
그 어떤 쓰라린 길도
내게 물어오지 않고 같이 온 길은 없었다
그 길이 내 앞에 운명처럼 패여 있는 길이라면
더욱 가슴 아리고 그것이 내 발길이 데려온 것이라면
발등을 찍고 싶을 때 있지만
내 앞에 있던 모든 길들이 나를 지나
지금 내속에서 나를 이루고 있는 것이다
오늘 아침엔 안개 무더기로 내려 길을 뭉텅 자르더니
저녁엔 헤쳐온 길 가득 나를 혼자 버려둔다.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오늘 또 가지 않을 수 없던 길

-도종환-

도종환 시인, http://djhpoem.co.kr/

부드러우면서도 곧은 시인, 앞에는 아름다운 서정을 두고 뒤에는 굽힐 줄 모르는 의지를 두고 끝내 그것을 일치시키는 시인으로 불이는 도종환 시인은...
- 자가소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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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기 자신답게 살라

자기 자신답게 살라

어떤 사람이 불안과 슬픔에 빠져 산다면
그는 이미 지나가버린 과거의 시간에
아직도 매달려 있는 것이다.

또 누가 미래를 두려워하면서 잠못 이룬다면
그는 아직 오지도 않은 시간을
가불해서 쓰고 있는 것이다.

과거나 미래쪽에 한눈을 팔면 현재의 삶이 소멸해 버린다.
보다 직설적으로 표현하면 과거도 없고 미래도 없다.
항상 현재일 뿐이다.

지금 이자리에서 최선을 다해
최대한으로 살 수 있다면
여기에는 삶과 죽음의 두려움도 발붙일 수 없다.

저마다 서 있는 자리에서 자기 자신답게 살라

-법정 잠언집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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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도

기도

위험으로부터 벗어나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위험에 처하여서도 겁을 내지 말게 해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고통을 멎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고통을 극복할 용기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인생의 싸움터에서 동조자를 찾게 해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고
인생과 싸워 이길 스스로의 힘을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근심스런 공포에서 구원해 달라고 기도하지 말게 하시소
싸워 자유를 얻을 인내를 달라고 기도하게 하소서

겁쟁이가 되고 싶지 않습니다.
굽어보소서, 하느님.

매일매일 우리 집안에 성공과 기쁨과 행복이 연속될 때에만
하느님이 자비하시다고 생각하는 비겁한 사람이 되지 말게 하시고

거듭되는 실패와 슬픔과 고통 속에서도
좌절하거나 타락하거나 자살하지 말라 하시며

하느님이 제 손을 힘껏 쥐고 계신다고
감사드리며 사는 사람이 되게 하소서

-타고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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