놀지 않고 일만 하는 사람은 바보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있으면서도 실천이 어렵다.
주말에 집안에서 컴퓨터 앞에 앉아 있는다고 해도
특별한 성과가 없다는 것을 알고 있으면서도 습관적으로 자리를 떠나지 않는다.
사람답게... 문화를 즐기며 살고 싶은데... 또 이렇게 찌든 모습으로 살아가는 자신을 발견한다.
주말에는 아내의 눈총과 함께...
*
이번 주말도 비슷하다.
멀리가기에는 부담이 되고... 그렇다고 집에만 있자니 심심하고...
내가 입버릇처럼 꺼내는 말이 이마트에 걸어서 가자는 것인데,
아내는 '이마트'에 초점을 두는 듯 하다. 본인은 그곳에 왜 가는지 도대체 모르겠다고 한다.
나는 '걸어가자'에 초점이 있는 것인데.
그나마 함께 보낼 수 있는 시간 있는 주말에
가기 싫은 이마트라도 가자며 같이 집을 나섰다.
그러다 성북천을 걸어 위로... 위로...
길상사 까지 왔다.
이런저런 이야기 하면서 걸어온다고 티격태격 싸우던 것도 다 잊어 버리고 :)
비는 오지 않았다. 하지만 기와 위에 녹은 눈이 처마 끝에서 뚝뚝 떨어지는 모습이 너무나 아름다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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